'이시영, 20kg 아들 업고 한라산 등산' 논란의 논란

칼럼 2023. 01.17(화)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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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이시영
[유진모 칼럼] 새해 벽두부터 배우 이시영(40)이 찬반양론의 중심에 섰다. 그녀는 지난 1월 1일 개인 SNS에 5살로 추정되는 아들 정윤 군을 등에 업고 제주도 한라산을 등산한 사진을 올렸다. 이에 누리꾼들은 양편으로 나뉘어 한쪽은 안전불감증이라며 비난을 보내고, 다른 쪽은 어머니가 안전하게 잘 보호했을 것이라며 남의 사생활까지 참여하냐고 혀를 끌끌 차고 있다.

일단 이시영은 사진과 함께 "한라산을 너와 오다니. 생각과 다르게 너무 무거워서 정말 죽을 뻔했지만 그래도 너무 뜻깊고 감사하고 행복했다. 20킬로 가까이 되는 너라서 오늘 내 키가 1cm는 작아진 거 같고 얼굴도 새까맣게 탔지만 그래도 같이 와 줘서 너무 고맙다. 앞으로 업고 등산하는 일은 평생 없을 거야. 그래도 새해 첫날 정윤이와 함께해서 너무 행복합니다. 추울까 봐 걱정도 되고, 할 수 있을까 긴장도 너무 했지만 다치는 일 없이 안전 등산했습니다. 도와주신 분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글 내용만 보면 그녀는 처음부터 정윤 군을 등에 업고 한라산 등산을 완등한 것으로 보인다. 또 '앞으로 업고 등산하는 일은 평생 없을 거야.'라는 글을 통해 정윤 군과 자신을 위해 단 한 번 의미 있는 새해 첫걸음을 내딛고자 이번의 등산을 감행한 것으로 느껴진다.

진짜 아들을 업고 완등했다면 그녀는 정말 대단한 여자이다. 평소 복싱 등 운동 마니아인 것을 널리 알려온 그녀이지만 한겨울에 동네 동산도 한라산에 오른 것도 대단한데 등에 20kg짜리 아들을 업고 강행군했다는 것은 웬만한 남자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육군 병사 기동군장의 무게는 22.7kg 정도이고, 완전군장은 38.6kg 가량 된다. 그러니 이시영은 기동군장을 하고 한겨울에 한라산에 오른 것이다. 그런데 등에 진 게 군장이 아니라 5살 자신의 아들이었다는 게 문제이다.

글을 봤을 때 등산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보여 우려한 사람들의 생각보다 안전하게 오를 수 있었다고 미루어 짐작된다. 게다가 정윤 군을 업은 이시영은 그의 어머니이다. 그 누구보다 정윤 군의 안전을 간절하게 바라고, 그런 만큼 온몸을 다해 안전을 지켜 주려 애썼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더셀럽 포토
5살이면 프로이트가 인격 형성에 결정적인 발달 단계라고 강조한 남근기의 후반기이므로 새해 첫날 어머니와 함께 추위와 싸워 가며 한반도 최남단의 유명 산에 오르는 게 나름대로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될 소지가 많다. 내면이 강해지는 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어머니와의 추억이 평생 그의 인성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성장해서 건강에 좋은 등산에 취미를 갖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일단 안전이다. 한겨울 눈 덮인 한라산 등산은 이시영이 정윤 군을 업지 않았더라도 위험 요소는 존재한다. 나름대로 복장과 장비를 갖춘 채 홀몸으로 올라도 위험한데 아이를 업었다. 아무리 주변 등산객들이 도움을 준다한들 이시영도, 정윤 군도 위험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진에서 보면 눈이 쌓여 있다. 미끄럽다는 이야기이다. 그건 주변 그 어떤 영웅이 도와준다고 해도 이미 순식간에 자빠지기 때문에 불가항력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아무리 단단하게 방한복을 입혔다고 하더라도 몸을 움직이지 않는 정윤 군이 안 추웠으리라는 보장 역시 없다.

그런 모든 위험 요소들을 차치하고 일단 교육상 옳지 못했을 가능성이 강하게 풍기는 게 가장 불합리했다. 노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자유라고 강조했다. 과연 제주도까지 날아가 새해 벽두부터 어머니의 등에 업혀 한라산에 오른 게 정윤 군의 자유로운 선택이었을지 강한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모든 부모들의 교육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우리는 사회생활에서 흔히 ‘가정 교육이 잘 됐느니 안 됐느니.’라면서 타인을 평가하고는 한다. 그만큼 부모의 교육이 인격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서구 사회에 비해 보수적이고 폐쇄적이었던 예전의 우리 조상들의 교육은 그야말로 자율이 없었다.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의 명령에 의해 학문을 쌓거나 일을 배웠다. 가부장의 말 한마디 가 곧 법이었다. 아버지가 화장실에 귀신이 있다고 하면 그렇게 믿는 게 정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여성의 칠거지악을 거론하면 지하에 매장되는 세상이다. 아내는 지아비의 소유물이나 자식을 위한 희생양이 아니라 그냥 동등한 인격인 데다 많은 사례에 보호되고, 존중되어야 할 존재자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어머니이면서 약자인 여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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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도 마찬가지.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부모의 삶에 즐거움을 주고, 의미를 부여해 주며, 부모의 DNA를 이어갈, 부모가 살다 간 흔적이고 기록이다. 따라서 자식을 낳은 부모라면 자식을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키우고, 조심스럽게 다루며, 올바르게 교육해야 한다. 거기서 중요한 게 선택과 자유의지이다.

물론 5살 소년에게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자유의지는 희박하다. 그래서 부모는 보다 더 건전하고 객관적인 기준 아래에서 자식이 보다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정도에서 거들어 주는 게 바람직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항대립 중에 결정론(운명론, 예정조화론)과 자유의지론이 있다. 결정론에 따르면 이시영이 2017년 조승현 씨와 결혼해 정윤 군을 낳은 것은 이미 정해진 운명이었다. 자유의지론은 이에 반대해 두 사람은 각자의 자유의지에 의해 만났고, 각자의 감정의 자유에 의해 사랑을 키웠으며, 계획적으로 정윤 군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둘 중의 어떤 것이 옳은지는 생각하는 사람마다 다르다. 두 이론을 교묘하게 결합한 주장을 펼치는 이도 있다. 어느 것이 옳든 부모라면 5살 남근기의 정윤 군 등에 없고 등산할 게 아니라. 그가 씩씩하게 걷겠다는 자유의지를 품게끔 인도해 그렇게 했어야 바람직했다는 것만큼은 모든 부모들이 인정한 바른 교육이다. 설령 결정론이 맞더라도 자유의지론을 믿고 그렇게 사는 게 정서적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니까.

[유진모 칼럼/ 사진=셀럽미디어DB, 이시영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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