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이 '최악의 악'을 선택한 이유 [인터뷰]

인터뷰 2023. 11.19(일)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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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지창욱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지창욱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던가. '최악의 악'에서 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로맨스 작품에 훈훈한 비주얼로 등장했던 지창욱, 이번에는 조폭보다 더 조폭 같은 형사로 변신했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지창욱은 성공을 위해 강남 연합 조직 언더커버 작전에 뛰어드는 경찰 준모 역을 맡았다.

'최악의 악'의 제작사는 그간 '신세계', '아수라', '헌트' 등 다수의 느와르물를 만든 사나이픽처스였다. 지창욱은 "사나이픽처스라서 부담감을 느꼈다기보단 그래서 더 다행이었던 것 같다"며 "이런 장르에 있어서는 정말 자신하고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이 사람들을 믿고 할 수 있겠다는 안도감도 있었다. 감독님도 마찬가지로 많은 분들과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현장에서 정말 감독님만 믿고 갔다"고 전했다.

한국에는 정말 많은 느와르 영화들이 있었고, '최악의 악'처럼 수사를 위해 범죄조직에 잠입하는 언더커버물 역시 존재했다. 하지만 지창욱이 본 '최악의 악'은 그간의 느와르 언더커버물과 다른 매력이 있었다.

"저도 선배들의 느와르를 많이 보고 자랐기에 아예 따라하지는 않을 수는 없었고, 충분히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만의 톤앤매너나 무드들은 새롭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면 강남 연합이라는 조직 자체도 지금까지의 영화 속 조직 폭력배와는 조금 다르다. 의상에 색감도 더 들어가있고, 캐주얼한 느낌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만의 세계관을 놓고 시작했다. 그리고 인물들 간의 관계라거나 조명, 색감 등도 조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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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이 생각한 '최악의 악'의 매력은 인물에 있었다. 한 인물이 변화하는 모습, 그리고 인물들 간의 얽히고설킨 관계 등 그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며 지창욱은 작품에 매료됐다.

"그간 언더커버물들은 사실 영화다보니 2~3시간 안에 이야기를 담아내야 했다. 그런데 '최악의 악'은 시리즈다보니 좀 더 깊이 있는 인물들의 관계를 다룰 수 있다. 준모라는 인물이 선택해나가는 과정, 피폐해져가는 모습 등 인물의 변화를 다루는게 가장 매력적이었다."

'최악의 악'에서 지창욱은 화려한 액션 연기까지 선보인다. 시청자들에겐 강렬한 액션 연기를 기억에 남겼지만 정작 지창욱은 액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랜만에 액션을 하니까 체력이 이렇게 안 좋아졌나 싶어 조금 당황스러웠다. 사실 저는 '최악의 악'을 액션 때문에 선택하지는 않았다. 작품의 무드, 인물들의 관계, 감정 변화의 폭 등이 재미있어서 선택했다. 그래서 중간중간 액션을 소화하면서 옛날 생각들이 났다. '맞다, 내가 예전에 이렇게 힘들어서 액션을 안 하려고 했었지' 하고 떠올렸다.(웃음) 운동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9화에서 재건파와의 다툼 신은 원테이크 촬영으로 더욱 화제가 됐다. 해당 장면은 의정(임세미)에게 처음으로 악으로 변모한 준모의 모습을 드러내는 부분이었다.

"액션 신은 다치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합을 맞추고 리허설을 했다. 항상 부상의 위험이 있어서 늘 예민하게 작업했다. 오히려 액션보다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인물들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려웠다. 네 인물이 어떻게 서로를 바라보는지와 같은 부분을 감독님과 얘기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오래 걸렸다. 사실 그 장면의 촬영 장소가 원래 사무실이 아니었다. 감독님께서 기철(위하준)의 공간, 그리고 남편인 준모가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에 의정이 들어왔을 때의 반응 등을 표현해 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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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이 연기한 경찰 준모는 기철 곁에서는 권승호로 존재한다. 지창욱은 두 인물을 연기하며 차별점을 특별히 두지는 않았고, 오히려 그의 선택에 대한 이유들을 한번 더 짚어봤다.

"과연 이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이 일을 붙들고 있는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극 초반부터 준모의 자격지심을 보여주는 신들이 많이 있다. 의정과 그의 가족들과의 관계, 가족의 부재 등이 준모를 설명해주는 장치다. 이 일의 시작은 두 계급 특진이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자격지심도 있었고, 작전을 수행하다 보니 너무 멀리 와서 멈출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 작업을 포기하기에는 경찰로서 해선 안되는 짓을 너무 많이 했고, 이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선 기철을 잡아야 한다는 준모의 딜레마라고 생각했다. 이런 작전들은 결국 준모 본인의 자기 합리화 과정이었을 것이다."

준모가 선에서 악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그의 의상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창욱은 "의상이나 비주얼을 보면, 준모의 초반과 나중의 모습이 다르다. 준모는 점점 의상이 세련되고, 색감이 진해진다. 반면 기철은 점점 무채색의 느낌에 가까워진다. 서로가 반대로 달려가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계속 극에서 부딪혔던 위하준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위하준은 "지창욱 형과의 호흡은 정말 좋았다. 형의 연기를 봤을 때 정말 놀라웠다"며 "창욱이 형이 가진 긍정 에너지, 배우로서의 태도, 마인드 등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하준이와 너무 즐겁게 같이 촬영했고, 항상 제게 많이 배웠다고 하는데 제가 특별히 가르쳐 준 건 없었다. 저 또한 현장에서 같이 작업하는 동료, 파트너로서 정말 부끄럽지 않으려고 했다. 현장에서 치열하게 작품 얘기를 하면서 만들었고, 장난도 많이 치면서 유대감을 쌓으려고 노력했다. 하준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자극을 많이 받았다. 정말 이상적인 동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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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던 '최악의 악'. 그에게 이 작품은 어떠한 의미로 남게 됐을까. 그는 "예전에 했던 작품 중에 하나"라며 "이 작품이 의미 있고 대단하다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오글거리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사실 이전에 했던 작품들 다 똑같은 마음으로 임했다. 물론 '최악의 악'이 정말 즐겁고 행복한 작업이었고, 많은 분들도 진짜 재밌게 봐주셨다. 하지만 그냥 저에게 있어서는 즐겁게 작업을 했던 작품들 중에 하나 정도다. 내가 이 작품으로 뭔가 메시지를 주고 싶다는 것보다 그냥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그냥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비추고 있는 지창욱은 올해 연말까지도 차기작 공개를 앞두고 있다. 차기작만 벌써 세 작품인 지창욱은 "지금 '웰컴 투 삼달리'를 열심히 촬영 중이다"라며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지금까지와 똑같이 할 것 같다. '웰컴 투 삼달리'에서는 '최악의 악'과는 아예 다른 모습이다. 더 편하고 생활감 있는 모습이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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