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가수 유랑단'의 오만과 착각

칼럼 2023. 07.11(화)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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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가수 유랑단'
[유진모 칼럼] 끝을 당해 달리고 있는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이 용두사미, 혹은 사두사미로 끝날 듯 아슬아슬하다.

지난 5월 방송 전 녹화 때 성균관대학교 축제에서 마마무 화사의 무대 퍼포먼스가 외설 논란에 휩싸이며 시작 전부터 화제를 끌더니 결국 화사는 공연음란죄 혐의로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에게 고발당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그친 게 아니다 마지막 녹화는 더욱 큰 논란을 야기했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지난 9일 서울 콘서트를 개최했다. 고정 멤버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는 물론 비, 샤이니 태민, 지코, 레드벨벳 슬기, 현아가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외형으로 보아서는 화려한 대미를 장식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인다. 그러나 콘서트가 끝난 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불만이 폭주하는 가운데 환불 요청이 제기되었다. 관람자들이 문제 삼은 내용은 공연 시간, 게스트 중심의 무대, 어설픈 무대 진행, 관객을 위한 공연이 아닌, 방송 촬영을 위한 진행 등을 문제 삼았다.

예매 사이트에는 관람 시간 150분, 가격 전석 5만 5000원으로 공연 정보가 기재되어 있다.

화사 문제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떠나 논란의 소지는 존재한다. 보는 시선에 따라 극과 극의 평가로 갈라질 수 있다. 실제 여론은 찬성과 반대로 양분되는 분위기이지 어느 한쪽으로 몰리는 모양새는 아닌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은 보수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그게 나이트 클럽이나 아주 폐쇄적인 장소의 지극히 프라이빗한 공연이 아니라 대학 축제의 열린 무대였기 때문이다. 장소는 대학교이다. 그게 문제인 것.

서울 콘서트는 매우 일방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비난과 불만이다. 이 공연이 순수하게 관객을 위한 공연이 아니라 최종 목적이 방송용이라는 게 애초부터 한계이자 문제 발생의 소지였다. 그 어떤 이유와 변명을 가져다 붙이더라도 결론은 tvN 방송용 콘텐츠이다.

그렇다면 서울 콘서트에서 객석을 메운 관객들은 방청객에 다름 아니다. 공개 방송에 초대된 손님들이나 다름없다. 공연이 그럴듯하게 전파를 타기 위한 그림 중의 하나이다.

더셀럽 포토


tvN은 공연 대행사가 아니다. 케이블TV 방송사이다. 방송 콘텐츠를 제작해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부수입 및 광고 수익으로 운영되는 방송사이다. 물론 방송사의 명성과 신용을 활용해 콘서트 등의 행사를 유치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콘서트를 생방송 혹은 녹화 방송으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댄스가수 유랑단'은 애초에 방송 콘텐츠로 시작되었다. 게다가 외주 제작이다. tvN은 김태호 PD의 TEO(제작사)와 유료 공연에 대해 사전에 합의한 것일까?

물론 이번 서울 유료 콘서트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시청자나 관객들을 살짝 기만한 느낌은 지우기 쉽지 않다.

유료 티케팅을 한 관객들은 프로그램의 유명세와 출연자들의 인기도를 믿고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 그런데 철저하게 방송 제작의 도구 중 하나로 취급되었다. 안방극장 시청자들 역시 그 관객들의 불평과 불만은 모른 채 정갈하게 편집된 방송만 시청할 것이다.

결국 그날 비싼 돈을 내고 티케팅한 관객만 '호갱'이 되었다. 시청자가 존중받고 싶어 하듯 소비자는 철저하게 대우받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제작진은 그날 공연의 주인이 자신들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공연의 주역은 메인 가수가 맞다. 하지만 공연 자체의 주인은 관객이다. 관객이 없다면 그 공연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소비자가 없다면, 소비자가 소비해 주지 않는다면 상품의 의미는 사라진다.

그날의 공연은 프로그램의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한 '마지막 콘서트'였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대미의 공연이었다. 여기에 몰린 관객들은 자신들의 돈과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가면서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 준 조력자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융숭하게 접대하지는 못할 망정 영혼도 없는 미장센으로 취급했다. 마치 자신들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소도구인 양 여겼다. 5만 5000원은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에 비하면 큰돈은 아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서민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액수이다. 외식을 해도 다섯 끼 이상 먹을 수 있는 돈이다.

손님을 왕 취급해 주지는 못할 망정 막내 스태프보다 못하게 대우한 제작진은 사과 글을 게재했다. 무시당한 관객들은 환불을 요구했지, 사과를 요구한 것은 아니다.

[유진모 칼럼 /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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