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인천 영종도, 뜨개 빵집→빨간맛 낙지전골[Ce:스포]

방송 2023. 06.10(토)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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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많은 이의 새 시작이 되어준 동네, 인천 영종도를 전한다.

10일 방송되는 KBS1 '동네 한 바퀴' 224화는 비상하다 희망의 섬 - 인천 영종도 편으로 그려진다.

영종, 용유, 삼목, 신불. 4개의 섬 사이의 바다를 메워 하나의 섬이 된 영종도. 세계 190여 개의 도시와 연결된 인천공항을 품은 대한민국의 나들목으로 거듭났다. 우연히도 과거 ‘긴 마루 섬’이라 불렸던 영종도의 운명을 그대로 이은 셈이다.

영종도 주민으로 구성된 ‘레인보우’ 악단의 다국적 멤버, 다국적 악기로 연주하는 타국의 흥겨운 노랫가락에 맞춰 인천 영종도에서의 첫걸음을 떼 본다.

◆갯벌처럼 한결같은 당신, 마시안 견우직녀 부부

영종도가 4개의 섬이었던 시절, 썰물 때 드넓은 갯벌은 이곳 사람들의 밥줄이었다. 그 많던 갯벌이 다 메워져 갯벌 위로 공항이 생기고 아파트가 올라가던 때, 다행히도 영종도 사람들 곁엔 마시안 갯벌이 남았다. 과거 영종도와 용유도가 징검다리로 이어졌던 시절, 그 징검다리를 따라 사랑을 키워 연을 맺은 부부를 만난다. 가만히 보니 멀리서 그물을 두고 만나는 작업이 꼭 칠월 칠석 견우와 직녀 같은 부부. 알고 보니 48년 결혼생활도 꼭 그러했단다. 그래도 견우, 직녀와 다른 건 이 이야기의 끝이 해피엔딩이라는 것. 다 잃고 없이 살던 시절 먹던 갯벌 음식, 누르미국을 추억의 음식이라 말할 수 있는 지금. 마시안 갯벌 따라,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부부의 행복 길을 따라가 본다.

◆호텔 출신 셰프, 영종도에서 새 꿈을 우려내다

영종대교가 건설되기 전까지 육지로 통하는 유일한 뱃길이었다는 구읍뱃터. 지금은 바다가 보이는 전망을 활용한 감성 맛집 거리로 손꼽힌다. 통 창 너머 바다가 펼쳐지는 이 찻집은 한때 서울 유명 호텔에서 ‘칼질 좀 했다는’ 솜씨 좋은 요리사 부부가 차린 영종도의 떠오르는 명소란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세련된 감성이 꼭 ‘신상’ 같지만 이래 봬도 영종도에서 8년째 버티고 있다는 부부의 찻집. 11년 전 당시만 해도 허허벌판이던 영종도에서 뭘 해야 하나 막막했다는데. 설상가상 요리사에겐 치명적인 병도 찾아왔다. 그렇게 그간의 장기를 살려 손수 양갱을 만들고 전국을 누비며 배운 ‘차’ 기술로 영종도에서 제대로 둥지를 틀기 시작한 두 사람. 꽃차처럼 향긋한 젊은 부부의 섬마을 정착기에 함께 빠져본다.

◆마음의 평화를 찾아, 신도 굴뚝 빵 모자(母子)

하나의 큰 섬으로 합쳐진 영종도 북쪽엔 4개의 유인도가 있다. 그중 신도, 시도, 모도는 신도로 건너가기만 하면 서로 다리로 이어져 있는 탓에 삼형제섬이라고도 불린다. 이름도 다정한 삼형제섬, 이만기는 신도로 가는 여객선에 오른다.

신도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반기는 건 전동 바이크. 바이크로 섬 동네 한 바퀴, 시원하게 콧바람 쐬고 온 이만기의 발길을 붙잡은 건 다름 아닌 작은 빵집. 그런데 이게 빵집인지 뜨개질 가게인지, 온통 뜨개 용품 천지다. 실제로 모자가 운영하는 이 빵집의 뜨개 용품은 어머니가 손수 만든 작품들이다. 하지만 아들 말로 이곳은 원래 도자기를 전공한 자신의 도자기 빵집이었다는데. 인천 본토에서 나고 자라 뭍사람으로 30년을 넘게 살았던 아들이 선택한 터전 신도. 각자의 낙원을 꿈꾸며 오늘도 도자기를 만드는 아들, 그 옆에서 뜨개질 삼매경인 어머니의 좌충우돌 섬살이 일상을 엿본다.

◆맨손으로 인생을 일군 실향민 아버지의 마지막 꿈

북녘과 가까운 인천, 강화 부근엔 실향민 마을이 있다. 영종도보다도 본토에서 멀어지는 섬, 신시모도는 땅 한 마지기 없어 몸 누일 곳 절실한 실향민들에게 더없는 기회의 땅이었다. 열다섯 살, 아들을 인민군으로 보내지 않으려던 어머니의 노력으로 홀로 남쪽으로 온 박남영 씨는 91세가 된 지금까지 이곳 시도에서 살았다. 어린 나이, 어머니의 미숫가루 한 줌만 겨우 쥐고 내려온 남한. 일주일만 있으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어머니의 약속은 세월에 다 희미해졌지만 한 서린 마음까지 바래질 리는 없다. 아직도 보고 싶은 그 얼굴들을 그리며 오늘도 밭에 나가는 그에게 어머니란, 고향이란, 그리움이란 무엇일까. 시도 한 가운데, 마지막 남은 실향민 아버지의 간절한 꿈을 들어본다.

◆ ‘빨간 맛’ 낙지로 허허벌판에서 일어서다

매립지 영종도의 중앙에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다. 공항 건설 소식으로 그들은 한순간에 낯선 곳으로 이주해야 했고 직장과 같은 바다를 잃었다. 하지만 영종도를 떠날 수 없던 토박이, 이은순 씨는 그곳에 포장마차를 차렸다. 어릴 적부터 공항 부지 부근에서 고기를 잡던 남편 송영식 씨는 그런 아내를 위해 조금 더 먼 바다로 나가 낙지를 잡았다. 아무것도 없는 동네에서 그렇게 부부는 메뉴판 하나 없는 포장마차에서 단일메뉴, 빨간 낙지전골을 팔아 내놓았다. 이제 그녀의 가게는 신도시 중앙, 목 좋은 곳에 있다. 영종도 신도시 빨간 옷 아줌마가 내놓은 ‘빨간 맛’ 인생 역작을 맛본다.

◆왕산 마리나 행복을 전하는 요트 청년

을왕리 해수욕장을 지나 요트가 빼곡한 곳을 발견한다. 영종도에 이런 공간이 있었던가, 알고 보니 이곳은 2014년 인천아시아게임 당시 요트 경기장으로 사용된 왕산마리나 요트장이란다. 마침 요트 사이에서 이만기를 반기는 한 청년. 과거 요트 국가대표로 청운의 꿈을 꾸던 그는 도쿄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은퇴, 이후 방황 아닌 방황을 하다가 결국 요트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란다. 이전과 결이 조금 다를지라도 류해석 씨는 여전히 사명감을 갖고 매일 요트에 오른다. 모든 인생이 목표한 대로만 이뤄진다면 과연 뜻 깊을까. 삶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파도를 멋지게 헤쳐 가는 것. 요트 청년과 함께 시원한 영종도 앞바다를 즐겨본다.

'동네 한 바퀴'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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