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1부, '전우치'에 '어벤져스' 접목하려다 실패한 블록버스터

칼럼 2023. 01.25(수) 11:54
  • 페이스북
  • 네이버
  • 트위터
'외계+인 1부'
[유진모 칼럼] 국내 영화 중 '외계+인 1부'(최동훈 감독, 2022)만큼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린 작품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 배경은 그동안 최 감독이 '범죄의 재구성'(2004, 94만 명). '타짜'(2006, 569만 명), '전우치'(2009, 606만 명), '도둑들'(2012, 1298만 명), '암살'(2015, 1270만 명) 등 으로 연거푸 성공하며 관객들에게 믿음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계+인 1부'에서 연출가이자 각본가인 최동훈의 구성이나 대사의 힘도, 연출 솜씨도 전혀 돋보이지 않는다. 할리우드와 중국 무협에서 본 듯한 구조와 내용, 그러나 원조에 비해 형편 없는 결과물과 CG 등은 한국 영화 최고의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다수의 호평을 이끌어내기 힘들다. 최동훈 추종자는 눈이 멀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안 그렇다.

1부 제작비만 360억 원. 700만 명 이상을 동원해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지만 153만여 명에 그쳤다는 사실만 봐도 이 영화는 평가와 흥행 면에서 참패를 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다. 2부가 언제, 어떻게 공개될지에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이다.

더셀럽 포토
첨단 문명을 지닌 한 외계인 종족은 아주 오래전부터 죄수를 지구인의 뇌 속에 가두어 왔다. 2012년. 탈출한 죄수를 잡아 다시 가두는 역할을 하는 로버트 가드(김우빈)와 프로그램 썬더 (김우빈)는 1380년 고려 말로 시간 여행을 해 한 죄수를 죽인다. 그런데 현대로 돌아오니 차 안에 한 갓난아이가 있다. 죄수에게 희생된 여자의 딸을 썬더가 데려온 것.

가드는 할 수 없이 그녀에게 이안(김태리)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아버지가 된다. 1400년 즈 음. 전설의 신검이 등장하자 얼치기 도사 무릎(류준열)과 권총을 쏘는 고수 이안, 신선 흑설 (염정아)과 청운(조우진), 그리고 가면 쓴 비밀 조직을 이끄는 자장(김의성) 등이 신검을 차지 하기 위해 혈안이 된다.

2012년. 가드는 한꺼번에 여럿의 죄수들을 서울 사람들의 뇌에 가두는데 그 과정에서 형사 문도석(소지섭)에게 외계인 죄수의 우두머리인 설계자가 투옥된다. 설계자는 자신의 부하 로봇 을 불러들이고, 로봇은 지구의 대기를 외계의 그것으로 바꾸어 죄수들을 살 수 있게 해 주고, 지구인을 몰살할 하바를 가득 담은 우주선을 몰고 오는데.

시간은 이안이 10대 소녀이던 2022년과 그 상태로 고려로 되돌아간 1391년, 그리고 그곳에서 10여 년 성장한 뒤의 시대 등 3군데에 걸쳐 이야기가 펼쳐지는 데다 등장인물이 워낙 많다 보니 몰입하고 집중하는 게 그리 쉽지 않다. 특히 주인공인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등의 쓰임 새는 낭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도대체 이하늬는 뭘 했는지 기억도 안 남긴다.
더셀럽 포토

다만 김태리의 영화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녀의 존재감은 빛난다. 여기에 조우진과 염정아가 캐릭터와 대사를 충분하게 살려 주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가운데 중심을 잡아 준다. 감독의 의도야 본인만이 제일 잘 알겠지만 외연상 '전우치'와 '어벤져스' 시리즈를 잘 버무려 자신만의 세계관을 세우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의욕만 강했지 자신의 주특기를 착각하는 우를 범한 듯하다. 케이퍼 필름이라는 그의 회사의 이름과 경력에서 보듯 그의 주특기는 범죄 영화이다. 특히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걸작으로 평가 받는 범죄의 재구성'처럼 그는 탄탄한 시나리오의 구성이 장점이다.

내용도 비주얼도 유치하기 그지없다. 도대체 웃기려는 것인지, 헛웃음을 유도하는 것인지 헷 갈릴 정도로 통쾌한 웃음과 거리가 먼 웃음만 유발한다. 우리 관객들은 이미 22년 전에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으로 아름답고 유려한 와이어 액션의 절정을 맛봤다. 그리고 DC에 혹평을 가할 정도로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의 재미와 철학을 볼 줄 아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 외계인의 존재는 어떠하고, 어디에 사는지, 도대체 왜 외계인이 죄수들을 지구인의 뇌에 가두었는지, 죄수들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설명이 없다. 물론 2부에서 밝혀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건 편집이나 시나리오의 실수이다. 1부가 153만 명을 동원했다면 2부가 그 숫자를 넘어설 확률은 희박하다.

심지어 외계인과 죄수들의 우주선 공중전은 미국 스텔스기의 조악한 흉내 같고, 무릎은 '미션 임파서블' 1~4편의 이단 헌트의 트레이드 마크인 로프 액션을 흉내 내 기함하게 만든다.

[유진모 칼럼 / 사진=CJ ENM]
기사제보 news@fashi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