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입 다문 이유가 '보너스' 때문이라면?

칼럼 2022. 12.27(화)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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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모 칼럼]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지난 18년 동안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로부터 음원 수익에 대해 한 푼도 정산받지 못했고, 광고 모델료 일부를 편취 당했다며 후크의 권진영 대표와 전현직 이사들을 업무상 횡령과 사기 등의 경제적 범죄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후크의 간판과 다름없는 이선희에 대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 와중에 이선희와 그녀의 딸 윤모 씨가 권 대표로부터 거액의 '보너스'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후크는 이선희의 매니저로 연예계에 입문한 권 대표가 100% 지분을 갖고 출범시킨 연예 기획사이다. 이선희가 한때 명분상 이사로 등재된 적은 있지만 그녀가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거나 지분을 소유한 적이 없다고 알려졌다.

권 대표는 지난해 12월 후크 주식 100%를 초록뱀미디어에 양도하며 440억 원을 받았다. 그리고 그 돈 중 약 167억 원을 소속 연예인과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증여했다. 이때 이선희에게는 25억 9600만 원을, 윤 씨에게는 4억 4000만 원을 각각 줬다. 물론 이승기도 받았다. 그런데 가장 큰 액수는 이선희였다.

자기 돈으로 친한 사람, 고마운 사람에게 답례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문제는 합리적이고, 공평해야 하며, 세금을 제대로 납부해야 한다는 데 있다. 현재 후크는 경찰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제 압수 수색을 받기도 했다. 이승기의 고소로 인해 검찰도 매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국세청이 나설 때이다. 후크의 모든 경제적인 활동에 있어서 세금을 제대로 납부했는지, 경영상의 탈세는 없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 모든 의문을 해소해야 마땅할 것이다. 연예인이, 혹은 연예 콘텐츠 제작사가 벌어들이는 돈은 모두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국민이 소비한 돈 중에서 마땅한 액수가 국고로 들어가는지 확인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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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이선희 역시 음원 정산에 관련된 정당한 자기 몫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58살의 산전수전 다 겪은 나이이지만 그녀의 성향상 그럴 가능성은 농후하다. 20살에 MBC 강변가요제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그녀는 곧바로 당시 작곡가 사무실을 운영 중이던 전 남편 고 윤희중 씨의 매니지먼트로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사회 경험이 전무했을 때 철저하게 윤 씨의 보호와 지도 아래 활동한 그녀이기에 세상 물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비교적 그런 편이다. 그녀가 후크의 경영에 참여할 수 없었던 배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녀가 가수를 시작한 1980년대 중반은 레코드와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시절이다. 조금 뒤 CD가 유통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시대였다.

즉 가수의 수입은 음반 판매, 광고 모델, 밤무대 출연, 행사 출연 등에 한정되어 있었다. 방송 출연료는 지금도 풍부하지 않지만 당시는 더욱 열악했었고, 그나마도 대부분 소속 기획사에서 진행비 명목으로 사용했었다. 그러니 이선희가 요즘 음원 스트리밍에 따라 가수에게 전달되는 음원 정산료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피부로 깨달았을 가능성은 미미하다.

물론 이번 이승기 사건으로 최근에야 인지하기 전에 뒤늦게 깨달았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녀의 성격상, 그리고 권 대표와의 특수한 관계상 어필하기 쉽지 않았을 듯하다. 또한 음원 정산료가 꽤 크다고도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권 대표는 이승기를 '가족'이라며 가스 라이팅을 했지만 이선희는 가스 라이팅보다는 어느 정도 진짜 '가족'처럼 대했을 수도 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는 이선희가 슈퍼스타였기에 엄청난 '갑'이었고, 초보 매니저 권진영은 아주 미미한 '정'이었다. 그런데 권 매니저가 자본금 5000만 원으로 후크를 차려 대표가 되고, 이선희가 빚을 갚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주고나서는 위치가 바뀌기 시작했다.

후크 출범 당시 이선희는 그야말로 '얼굴 마담'처럼 발로 뛰며 회사를 키우는 데 전력을 쏟았다. 그녀의 심성에 미뤄 권 대표의 성공을 돕는 게 의리이자 곧 자신의 경제력에 최대한 보탬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당시 그녀의 최대 관심사는 오로지 딸 윤 씨였다. 아버지 없는 윤 씨가 행여 상처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육아와 교육 등에 최선을 다했다. 그 과정에서 권 대표가 친가족처럼 윤 씨를 돌봐 주었을 수도 있다. 권 대표가 이승기에게는 냉정했지만 윤 씨에게는 친이모처럼 인간적인 정을 쏟았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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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4억 4000만 원은 그런 의미일 것이다. 그냥 30~31억 원을 이선희에게 주려 "조카 몫도 포함됐다."라고 했던들 무관했을 텐데 굳이 따로 윤 씨를 챙겨 준 배경은 이선희에게 생색을 내려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진짜 순수한 애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권 대표가 167억 원이라는 보너스 잔치를 벌인 선행은 뒤늦게 드러난 범죄 혐의로 인해 빛이 바래게 됐다. 물론 회사 임직원에게 준 보너스는 매우 훌륭함에 변함이 없다. 하지만 소속 연예인들에게 지급한 돈은, 만약 이승기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그동안 횡령한 돈의 일부 혹은 전부를 마치 선심 쓰는 듯 가장했다고밖에는 볼 수 없다.

이제 이선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만약 윤 씨에게 보너스가 지급이 안 됐다면 그녀는 끝까지 입을 다물어도 피해자로 남게 된다. 하지만 윤 씨는 20대에 벌써 4억 4000만 원의 재산을 보유하게 됐다. 따라서 후크와의 관계, 아니 권 대표와의 관계와 딸이 그녀에게 돈을 받은 명목, 그리고 '이승기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때이다.

더불어 정부 당국은 후크에서 돈이 오갈 때, 후크가 각종 콘텐츠를 제작하며 입출금을 할 때 자금이 투명하게 쓰이고, 각종 소득에서 세금을 제대로 납부했는지 철저한 조사해야 한다. 그게 이승기의 팬들이 후크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이선희 팬들이 후크에게 이선희를 방패막이로 앞세우지 말라고 압박하는 데 대한 정부의 책임이다. 팬들은 당연히 국민이니까.

[유진모 칼럼/ 사진=김혜진 기자, KBS,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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