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 "쉽지 않은 한 해" 발언과 공인의 무게

칼럼 2022. 12.14(수)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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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박민영
[유진모 칼럼] 배우 박민영(36)이 지난 13일 일본 나고야 니혼가이시홀에서 열린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에서 배우 부문 베스트 아티스트상을 수상하고 "제게는 한 해가 쉽지 않았다. 앞으로는 더욱 더 열심히 해서 실망 시키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 약속 꼭 지키겠다"라고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박민영은 지난 9월 말 이른바 '은둔 재력가'로 불리는 강모 씨와의 열에설이 제기되자 "강 씨와 이별했다."라며 선을 그었다. 강 씨는 사기 사건과 불법 대출 등에 연루된 전력이 있다. 또한 현재 여동생의 이름을 이용해 가상 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를 비롯해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비덴트 등을 사실상 운영하고 있는 실소유자라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박민영에게는 강 씨로부터 외제차 등을 제공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그러나 그녀는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많은 금전적 제공을 받았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민영의 친언니가 인바이오젠의 사외 이사로 재직하는 등 두 사람이 평범한 연인 이상의 관계였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자 친언니가 사직했다고 알렸다.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연예 기획사로는 이례적으로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로부터 압수 수색을 받았다. 수색 직후 소속 연예인 이승기가 지난 18년간 음원 수익 관련 정산을 받지 못했다며 내용 증명을 보낸 후 분쟁 중이다. 이 와중에 배우 윤여정과는 전속 기간 만료로 결별했다. 이에 박민영의 소감 속에는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의 사연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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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박민영의 발언은 무슨 의미이고, 그녀의 책무는 무엇이며, 논란의 본질은 무엇일까? 일단 박민영이 강 씨와 한때 사귀었던 것은 명명백백한 사실이다. 그녀는 '많은' 금전적 제공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적은' 제공은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다.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그녀는 강 씨를 '한때' 사랑했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사랑이 변해서 헤어졌다. 영화 '봄날은 간다'(2001, 허준호 감독)에서 그토록 다정하게 사랑을 주던 은수(이영애)가 매몰차게 상우(유지태)를 내치듯이. 모든 것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박민영은 처음에는 강 씨가 전과자이고, 현재 경찰과 검찰의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그저 사람 좋은 사업가로 봤다. 씀씀이가 크니 멋있게 보였다.

사귀어 보니 '적은' 금전적 제공도 해 줬다. 그러다가 두 사람의 교제가 세간에 알려질 즈음 강 씨의 '뒷모습'을 파악하게 됐고, 실망하면서 애정이 식었다. 그래서 헤어졌다. 여기까지가 순수하게 바라본 시나리오이다. 강 씨의 피해자 혹은 그들의 지인들부터 수많은 대중까지 강 씨와 사귀던 자신을 곱지 않은 시선으롤 바라보는 데 대해 박민영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런데 거듭 지적하자면 그녀는 분명히 한때 강 씨의 연인이었다. 결혼식을 올리거나 혼인 신고를 한 뒤 동거하지만 않았을 뿐 강 씨와 가장 가까운(혹은 깊은) 관계였다. 더구나 그녀의 친언니가 강 씨 관련 회사에서 급여를 받고 정식으로 근무했었다. 그건 피할 수 없는 팩트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강 씨가 그런 사람인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한때나마 연루되었던 점을 사과한다.'라는 식의 코멘트 한 줄은 있었어야 도리가 아닐까?

특히 친언니가 인바이오젠에 근무했던 배경을 밝히거나 사과하거나 최소한 해명이라도 하는 게 대중의 사랑으로 부와 명예를 누리는 연예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닐까? 팝 아티스트 낸시랭은 의혹투성이인 왕진진과 결혼할 때만 하더라도 숱한 대중으로부터 야단을 맞았지만 이혼 후 결혼한 동안 왕진진으로부터 큰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면서 '미운털'을 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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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박민영은 강 씨에게 받은 피해가 없기 때문에 잠자코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적은' 금전적 제공 때문에 더욱 숨죽이고 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녀의 술회는 불편하다. 첫째 "제게는 한 해가 쉽지 않았다."라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게 그렇다. 피해가 있다면 당당하게 밝히고 대중에게 동정심을 호소하면 된다. '힘들었다.'라고 뜬구름 잡는 토로만 할 게 아니다.

게다가 무엇을 '열심히' 하겠다는지 확실한 목적어가 없다. 일(연기, 작품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든가, 봉사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든가, 선한 일을 열심히 하겠다든가 구체적인 목적어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공인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즉 공무원과 국회의원 등의 정치인 등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유명 연예인을 그 범주에 포함시키는 경향이 짙다.

스타의 경우 웬만한 공무원보다 더 좋은 이미지를 견지하기 위해 매우 노력할 정도이다. 유명 연예인이 지속적으로 개인 재산을 기부하고, 봉사 활동에 나서는 건 선천적으로 착한 심성을 지녀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건 자신의 명예와 수익의 사회 환원이자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송혜교가 일본 기업의 광고 모델 제안을 거절한 것은 애국적 차원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곧 당장 눈앞의 수억 원의 수입에 눈이 멀어 미래의 수십억 원의 수익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물론 그녀가 그런 미래까지 꼼곰하게 따져 보지는 않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결과는 그렇게 흐르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스타는 웬만한 정치인이나 기업인조차 부러워할 만한 부와 명예를 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지위 상응 도덕적 의무)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지위에 걸맞은 책무는 지켜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도덕이다. 그 도덕의 기저는 대중을 두려워할 줄 아는 겸손함이다. 박민영은 "약속을 꼭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그 약속이 도대체 무엇일까? '실망 시키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실망 시키는 배우는 첫 번째 연기를 못하는 배우이다.

두 번째는 연기도 잘하고, 인기가 높아 돈도 잘 벌지만 부도덕한, 몰염치한, 무례한 배우이다. 음주 운전을 밥 먹듯 한다든가, 돈 관계와 이성 관계가 지저분한 배우를 말한다.

[유진모 칼럼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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