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후크 분쟁의 의문점과 본질

칼럼 2022. 11.25(금)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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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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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모 칼럼]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로부터 지난 18년간 단 한 푼의 음원 수익금도 받지 못했다며 내용 증명을 보내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선희 책임론까지 대두되며 사태는 뒤죽박죽으로 뒤엉키고 있다. 더불어 미국에서 개인 시간을 갖고 있는 이서진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먼저 이선희 책임론을 보자. 이선희는 2002년 후크 설립 이후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약 4년을 제외하고 등기 임원을 지냈다. 권진영 대표이사는 이선희의 매니저 출신으로 100% 지분 보유자이다. 권 대표는 지난해 후크를 초록뱀미디어에 440억 원에 매각할 때 이선희에게 26억 원을 챙겨 줬다.

이선희는 후크 초기 한동안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이승기 데뷔 당시 그녀는 ‘이승기의 스승’으로 불렸으며, 실제 많은 매체에 함께 등장해 그를 챙겨 주는 모습을 보여 줬다. 후크의 1호 연예인이자 한때 권 대표 위에 군림했던 그녀이기에 각처에서 그녀의 책임 혹은 해명을 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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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권 대표는 예우 차원에서 그런 자리를 내주었을 뿐 사실상 이선희는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권 대표의 모든 주장이 거짓일지라도 이 해명 하나만큼은 매우 진실에 가깝다. 배용준처럼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사업가 기질을 가진 연예인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 연예인들은 사업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박진영이 대표적이다. 그는 JYP를 출범시킨 이래 정욱 대표이사를 윗자리에 앉혀 경영하게 만들고 자신은 음악에만 전념하고 있다. 양현석이 ‘회장님’으로 불리어 온 것과 달리 ‘형’과 ‘오빠’ 호칭을 지킬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선희를 잘 아는 주변 어떤 사람들에게 물어 봐도 그녀는 회사 경영에 관심을 가질 사람이 아니었다.

물론 현재 그녀는 후크 소속 연예인 중 제일 당혹스러울 것이다. 사실상 후크는 자신이 출범시킨 기획사이고, 소속 연예인 중 제일 선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기가 스타가 됐을 때 이미 후크는 권 대표의 후크였고, 지금은 초록뱀미디어가 대주주이고, 권 대표는 여전히 경영권을 지닌 CEO이다. 최소한 경영에만큼은 이선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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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승기는 왜 18년간 음원 수입이 없는, 마이너스 가수라는 가스 라이팅을 당했을까? 이 문제가 가장 의심스럽다. 데뷔 초기부터 군 복무를 하기 전까지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음반 제작부터 홍보, 마케팅, 정산까지 연예 사업을 잘 알지 못하던, 어린 신인 가수가 그런 내용을 파악할 리 만무하다.

하지만 데뷔 10년을 넘긴 30살을 전후해서까지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 그가 평소 똑똑한 청년이라고 알려진 것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보편타당한 인식과 판단 능력을 지닌 젊은이를 기준으로 할 때 자신이 마니어스 가수라는 회사의 주장을 얼마 전까지 곧이곧대로 믿었다는 게 그리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이승기 정도 인기와 경력의 연예인이라면 주변에 수많은 연예인 및 관계자들이 꼬이기 마련이다. 친한 연예인도 많을 것이다. 이승기가 아무리 순진하다고 하더라도 주변 연예인 및 관계자들로부터 수입부터 사업과 경영에 대한 조언을 듣고 현실을 깨달았을 법한데 아직까지 자신이 음원이나 공연 수입이 마이너스라고 알고 있었다는 것은 설득력이 그리 강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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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크가 경영 지원 명목으로 이승기에게 7년간 47억 원을 무이자로 빌려 썼다는 사실을 단순하게 보면 이승기가 후크에게서 정산 받은 수익금이 그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연예 기획사가 소속 스타에게 돈을 빌린다는 것은 연예계의 현실에 비춰 비상식적이다. 경영적으로 보아도 건전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후크는 이승기에게 그런 돈을 빌릴 만큼 그보다 훨씬 큰돈을 벌게 해 준 것만큼은 분명하다. 이승기는 지난해 후크와 전속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새로 회사를 설립한다고 했다가 재계약했다. 열애설도 있었다. 정말 그가 음원 정산금을 단 한 푼도 못 받았다고 하더라도 받아야 할 돈이 있다는 것을 최근 직원이 문자 메시지를 잘못 보내기 전까지는 몰랐을까?

정말 몰랐다면 그는 소속사 직원이 잘못 보낸 문자 메시지를 받기 전까지 ‘영화, 드라마, 예능을 하는 연예인은 큰돈을 벌지만 가수는 음원 수입이 전혀 없다.’라고 생각했다는 것인데 주변에 진실을 알려 줄 만한 친한 가수가 하나도 없었을까?

이승기가 후크와 분쟁을 시작한 이후 공개된 권 대표의 녹취록에서 그녀는 이승기를 “XX겠다.”라고 분기탱천하고 있다. 그 뜻은 정말 목숨에 해를 가하겠다는 게 아니라 ‘연예계 생명’을 해치겠다는 것이다. 이승기 정도의 인기와 위상이면 난공불락이다. 그런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은 분노이겠지만 혹시라도 ‘아킬레스건’을 쥐고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단 그 어떤 정황을 보아도 후크는 가해자이고, 이승기는 피해자이다. 그런데 오비이락의 냄새도 솔솔 풍긴다. 후크 소속 박민영이 빗썸의 실소유자로 강력하게 의심되는 강모 씨와 연인 관계라는 소식이 먼저 나왔다. 이후 박민영의 언니가 빗썸 관련 회사에서 퇴사했고, 박민영이 강 씨와 헤어졌다는 소식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경찰이 후크를 5시간 동안 압수 수색했다는 보도가 전해지자마자 이승기가 내용 증명을 보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어쨌든 이번 이승기와 후크의 분쟁으로 연예인 및 세무 당국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듯하다. 각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계약 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계약이 잘 이행되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세무 당국은 유명 연예 기획사의 탈세에 매의 눈을 치켜떠야 할 것이다. 영세 자영업자나 성실한 중소기업을 주시하던 시선을 조금 더 효율적인 방향으로 퍼뜨릴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서진은 아무런 죄가 없다. 그가 어디에서 누구랑 무엇을 하든 불법적이거나 부도덕한 행위만 아니면 이러쿵저러쿵 관여할 수 없다. 이번 이슈는 이승기와 후크의 문제이다. 어쩌면 후크의 모회사나 강 씨, 그리고 박민영도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유진모 칼럼/ 사진=셀럽미디어DB, 후크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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