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는 식당’의 성훈은 진짜인가, 설정인가?

칼럼 2022. 08.10(수)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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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훈
성훈
[유진모 칼럼] 지난 8일 방송된 tvN ‘줄 서는 식당’에 출연한 배우 성훈(본명 방성훈, 39)이 여러 가지 문제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성훈은 MC 박나래(36), 입짧은햇님(본명 김미경, 40)과 함께 한 식당 앞에 줄을 섰다. 이 프로그램의 포맷이 그런 것이다. 그러나 성훈은 “정말로 차례 올 때까지 계속 카메라 돌리는 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박나래가 맞는다고 하자 “너 따라와 봐.”라며 자신을 섭외한 그녀에게 항의의 제스처를 취했다. 대기 시간은 1시간을 넘었고, 박나래는 당황한 듯 성훈에게 “미안해, 오빠.”라고 사과했다. 성훈은 더 이상 못 기다리겠다는 듯 “다른 데로 가자.”라며 들고 있던 개인용 삼각대를 접고 미니카메라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입짧은햇님은 따로 불판을 사용해 고기를 구워 먹었지만 성훈과 박나래는 함께 먹었다. 그런데 성훈은 집게로 고기를 올리더니 그 집게로 구운 고기를 집어 먹은 것. 또한 식사 중 좌우로 고개를 강하게 흔들며 땀을 털었다. 땀방울이 주변에 흩뿌려지는 모습은 그대로 카메라에 담겨 전파를 탔다.
더셀럽 포토

이후 시청자들은 강하게 비난을 쏟아냈고, 각 매체 역시 성훈의 인성과 매너, 그리고 위생 문제에 대해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성훈의 소속사는 “재미있게 하려다 보니 과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죄송하다. 앞으로는 조금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라며 해명성 사과의 글을 각 매체에 뿌렸다.

일부 누리꾼 역시 ‘그렇게 심각하게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라는 의미의 변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설정일 수 있다는 취지.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그렇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없지 않다. 먼저 성훈의 정체성. 그는 조연 배우나 신 스틸러 역할이 아니라 당당한 주연 배우이다. 이경규나 정형돈은 더욱 아니다.

예능에서 굳이 악역이나 ‘진상’ 캐릭터를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 게다가 요즘 예능은 거의 대부분 ‘리얼 관찰’ 포맷이다. 박나래 역시 “저희가 워낙 친하고 오래 봐서 성격을 안다. 성훈의 메뉴 고르는 가장 큰 기준은 지금 당장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진짜 줄 선다는 얘기 안 했다.”라고 코멘트를 내어놓았다.

성훈 역시 “저는 줄 못 선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고 대기 인원이 한두 명이라도 있으면 바로 옆집으로 가버리든가 한다.”라며 거들었다. 만약 이게 설정이었다면 박나래의 캐릭터나 위치상 더욱더 갈등을 조장하는 식으로 몰아갔어야 흐름상 매끄러웠다. 어차피 재미를 주기 위한 장치이니 그 불에 기름을 부어야 했다.

‘줄 서는 식당’이라는 제목 역시 근거가 될 수 있다. 성훈이 아무리 바빴더라도 예능에 출연하는데 그 방송사, 프로그램의 제목과 포맷을 모르고 섭외에 응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만약 몰랐다면 그는 주연 배우로서 자격 미달이다. 아마도 ‘설마’라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드라마는 픽션이고 그의 직업은 연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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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주연 배우로서 그런 비위생적인 태도를 작위적으로 설정했다고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많은 이들이 평소 몸에 밴 습관으로 받아들이는 이유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떠나 한국인의 식사 예절 중 비위생적인 사례가 많다는 것은 글로벌화된 현대 사회에서 꽤 오래, 그리고 자주 지적되어 온 문제점이다.

그런데 아직 40살도 안 된 성훈은 마치 집안에서 왕 노릇을 하는 옛날의 가부장적인 태도를 보였다. 자신의 침과 땀을 아랫사람들에게 ‘하사’해도 된다는 듯한. 만약 그게 제작진과 합의한 설정이었다면 제작진의 어긋난 위생관과 권위주의를 의심해 볼 만도 한 일이다. 그 근거는 성훈의 ‘식당론’에 있다.

성훈과 박나래의 증언에 의하면 성훈의 식당 선정 기준은 신속성과 편의성이지 맛이 아니다. 즉 그는 미식가라기보다는 편리주의자이다. 아무리 맛있는 식당일지라도 기다리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시간 낭비를 꺼리는 성격이거나, 성격이 급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우월주의에 경도되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라는 게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다수의 불평과 불만, 그리고 대부분의 범죄의 발단은 불평등에 있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수록 범죄의 유혹에 강하게 이끌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자일수록, 지위가 높을수록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인권은 동등하지만 인격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명히 계급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내가 누구인지 알아?”라고 후안무치하게 호통치는 자가 엄존하는 것이다. 이 시대의 연예 스타는 분명히 상류층이다. 일단 부자이고 다른 사람들이 우대해 준다. 우월성을 인정하고 들어간다.

그런데 매체에 도출된 스타는 대부분 겸손하다. 대스타일수록 더욱더 건각하다. 진짜로 내면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 같은 스타도 있지만 그것조차 연기인 스타도 있다. 억지로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 이유는 그래야만 그 지위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유진모 칼럼 / 사진=김혜진 기자, tvN ‘줄 서는 식당’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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