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안주하지 않는 28년 차 배우의 도전 [인터뷰]

인터뷰 2021. 09.15(수)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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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김소연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20년 만에 악역에 도전한 김소연은 극강의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으로 매회 레전드 장면을 만들어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야말로 김소연이라 가능했고 김소연이여만 했던 천서진이었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이야기. 지난 10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극 중 김소연은 청아재단 이사장 천서진 역으로 약 20년 만에 악역에 도전, 독보적인 활약을 이어가며 인생캐를 경신했다.

"천서진은 처음 준비할 때는 이런 결과가 있을 줄 상상을 못했다. 연기 생활을 오래 하면서 안주 아닌 안주를 했다. '펜트하우스'를 통해 뭔가 해내야지 하는 생각이 크진 않았다. 인물도 너무 많고 줄기들이 너무 많아서 가볍게 시작했는데 하다보니까 정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불타오르더라. 천서진으로 이렇게 큰 관심 받게 될 줄 예상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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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이 연기한 천서진의 악행의 시작은 딸 하은별(최예빈)에 대한 비뚤어진 모성애, 욕망, 욕심에서 비로 된 것들이었다. 김소연은 이런 천서진을 오롯이 이해할 순 없었지만 그가 살아온 과정들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려 했다.

"탐욕적인 욕망뿐만 아니라 천서진이 왜 이렇게됐는지 서사를 포함해서 보는 분들이 입체적으로 이 캐릭터를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해할 수 없고 공감이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안타까운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 이 여자가 살아온 과정들이 좀 묻어났으면 생각이 있었다. 왜 이렇게 밖에 비뚤어질수 없었나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려고 했다"

특히 김소연은 시즌이 길어지면서 비슷한 대사, 상황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강약 조절에 신경썼다. 그 결과 ‘악녀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말도 안 되는 비뚤어진 모성애다. 천서진을 연기하는 나는 '무조건 딸을 위해서 은별이가 잘 되게 하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소리 지르는 장면도 너무 많고 시즌3까지 오다 보니까 비슷한 대사를 할 때도 많고 비슷한 상황도 생기더라. 그런 부분들을 다르게 표현하려고 고민했다. 동시에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강약 조절을 지루하지 않게 하려고 했다"

유독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장면이 많았던 천서진을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을까. 김소연은 절벽에서 오윤희(유진)을 미는 장면이 가장 마음이 힘들었다고 꼽았다. 또 도전해보고 싶은 인물로는 천서진과는 또 다른 악역 주단태를 언급했다.

"절벽에서 윤희 미는 장면은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대본을 보고 주단태(엄기준)가 아닌 천서진이라는 반전을 보고 되게 놀랐다. 또 로건리(박은석)에게 뜨거운 물을 붓는 장면, 은별이에게 하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은별이가 변해가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데 괜히 미안하더라. 은별이가 방송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육성으로 '미안해 은별아' 이 말이 절로 나왔다. 만약 '펜트하우스' 속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주단태를 연기해보고 싶다. 매력 있는 악역인 것 같다. 엄기준 연기를 보면서 감탄하고 저런 신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장면이 많았다. 천서진이 나약한 악역이라면 주단태는 포스 있고 강렬한 악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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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연기, 패션, 비주얼 모든 부분에서 빈틈없는 노력을 빛내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 김소연은 대체불가 배우의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동시에 천서진으로 너무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만큼 다음 작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있을 터. 이제는 이러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후회 없는 도전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배우 김소연이다.

"얼마 전 마지막 촬영을 했는데 스태프분께서 '앞으로 다른 데서 보면 천서진으로 보일 거 같다'고 하더라. 나도 헷갈릴 정도로 깊게 자리잡고 있더라. 이 부담감을 어느 순간부터 내려놨다. 이 부담감이 있었다면 이 작품을 놓쳤을 것이다. 감독님을 만나기 전 고민했던 부분도 내가 잘할 수 있을까도 있었지만, 예전 역과 비슷한 역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만약 이 작품을 안 했다면 이 순간이 없었을 것이다. 일단 다 도전해보려 한다"

어느덧 데뷔 28년 차에 접어든 김소연에게도 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단다. '펜트하우스'는 이런 김소연에게 두려움을 떨치고 하면 된다는 믿음을 주는 작품으로 남았다. 천서진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김소연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너무 많은 선물을 준 고마운 캐릭터다. 오랜 연기생활을 하면서 약간 안주 아닌 안주를 하고 있던 터였다. 악역도 나름 해봤고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했는데 안주했던 마음을 반성하게 되고 크나큰 도전정신을 불타오르게 해준 그런 작품이다. 목소리도 가늘고 소리지르는 것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도 나름 극복하게 된 작품이다. 늘 대본을 받을때 마다 두려웠다.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혹시라도 감정이 안 나오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항상 촬영을 마치고 집에 오면 후련한 마음이 들더라. 이번 작품은 나에게 하면 된다는 믿음도 주고 개인적인 두려움들을 떨치게 해준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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