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독설 개그’의 대표 개그맨 김구라가 일명 ‘김생민 조롱 논란’으로 인해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평소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화법 탓에 종종 논란의 중심이 됐던 그였지만 이번 일은 김구라 퇴출 청원으로까지 번지면서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는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 특집으로 배우 조민기, 김응수, 전 아나운서 손미나, 방송인 김생민이 출연했다.

최근 김생민은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청취자의 영수증을 통해 소비습관을 상담해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김생민의 ‘라디오스타’ 첫 출연은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으며 높은 시청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라디오스타’는 시청률 상승 대신 ‘김생민 조롱’ ‘서민 비하’ 등 예상치 못한 논란을 낳으며 화두에 올랐다.

이날 방송에서 김생민은 짠돌이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평소 몸에 밴 절약하는 습관 탓에 생긴 에피소드 등을 털어놨고 “바쁘면 돈을 안 쓴다” “커피를 마시고 싶지가 않다” 등 ‘짠돌이 어록’을 남기며 남다른 절약 정신을 드러냈다.

문제는 이러한 김생민을 대하는 MC들의 태도였다. 원래부터 짓궂은 토크로 유명한 MC들은 김생민에 대해 “하고 싶은 게 없냐. 이분은 본능이 없는 거냐”며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대기실에서 제작진이 커피를 주자 신주단지 모시듯 좋아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특히 김구라는 방송 초반부터 “생민 씨의 생활패턴이 나에게도 필요하다. 철이 들었다”는 조민기의 말에 “짜다고 철든 건 아니다. 대본을 보고 느낀 건데 왜 이런 행동을 하지? 우리가 이걸 철들었다고 해야 되냐”고 독설을 날렸다. 또 김생민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고 아내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는 김생민의 말에 “짝퉁을 선물할 생각은 안 했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김구라의 이러한 진행 방식은 이전부터 몇 차례 논란이 돼왔다. 워낙 강한 화법과 솔직한 표정 탓에 불편함을 토로하는 시청자들도 종종 있었지만, 이는 그의 확고한 캐릭터로 작용하며 인기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라디오스타’ 방송 이후 많은 시청자들은 화려한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절약적인 소비 습관을 유지하며 검소한 생활을 하는 김생민을 보며 공감하고 그를 응원했다. 이에 김구라를 비롯한 MC들이 김생민에게 면박을 주는 모습이 방송에서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은 “일반 서민을 조롱한 것”이라며 분노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생민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준비하지 못 한 제 잘못이다. 조롱이라니 말도 안 된다. ‘라디오스타’ 출연은 영광이었다”고 입장을 밝혔고 ‘라디오스타’ 제작진 역시 “조롱은 절대 아니다. 김생민이 긴장을 많이 해서 MC들이 풀어주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작진과 김생민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라디오스타’ 시청자 게시판은 김구라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로 도배가 되고 있으며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김구라 '라디오스타' 퇴출 서명 운동에는 1만여 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한 상태다.

불편함과 재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김구라의 진행 방식은 결국 ‘김생민 조롱’이라는 불편한 논란을 낳으며 비난의 대상이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커져가는 논란 속에서 ‘라디오스타‘ 측과 김구라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시크뉴스 DB, 티브이데일리 제공]